송숙남교수
송숙남 Art & Design
송숙남 Art & Design
작품을 하나하나
다양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한 것은 아니다. 그림은 내가 해온 일로 무척 자연스러웠고, 좋아했던 것에 대한 미련(art jewelry). 주어진 환경에서 내친김에 시작했던 일로,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제기했던 분명하지 못한 주제에 대한 물음에 여러 가지 답을 찾은 것이다. 되돌아보면, 작업을 하는 동안 내내, 나에게 보이는 모든 것은 새롭게 병렬된 유동의 들판이었다. 그 유동의 세계-서로 다른 매체가 만나 어우러지면서 심장 가까이서 조용히 숨을 쉬는 새로운 리얼리티-가 하나씩 만들어지면서 더욱 선명해지는 여러 이야기로 스스로 생명력을 얻으며 끊임없이 전개될 것이다.
이야기
‘이 색 예쁘지?’그녀의 손 안에 햇살 가득한 오렌지색이 활짝 웃는다. 사람들의 탄성처럼 시원하게 뻗은 선이 햇살을 안고 있다. ‘난 심플한 게 좋아.’라고 무심한 듯 말하지만, 주머니 안에는 제작을 위해 디자인한 여러 종이 모형들이 고민과 애정만큼 가득 들어있다. 송숙남의 판화와 회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의외의 장신구 작업에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작품을 보고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장신구 작업 안에서도 판화에서 보았던 세련된 선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sin(합성수지)을 만나고부터는 회화의 대범했던 색까지도 장신구 안에서 자유롭게 살려내고 있다.
Soul mate.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전시회 타이틀을 건넨다. 짝사랑에 빠진 소녀같은 설렘과 기대가 눈빛에 흠뻑 묻어난다. 이번 전시를 위해 그녀가 붓을 들었다. 햇살 가득한 오렌지색도 그 충만함을 감싸던 세련된 선들도 익숙한 재료를 입고 다시 장신구작품 뒤에서 숨을 쉰다. 이젠 회화에서 다듬어진 세련됨이 장신구에 나타나는 것인지 장신구를 위해 회화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장르의 벽을 허무는 여러 현대 작품들을 보았지만, 그녀의 작업은 이제 융합을 이야기한다. 서로 다른 매체들이 어울리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기분 좋은 즐거움을 불러온다. Soul mate처럼 느낌이 잘 통하고 서로를 잘 이해하며 영혼의 동반자 같은 진정한 만남은 울림이 있다. 저 깊은 마음까지 즐겁게 해주는 그녀가 준비한 진정한 만남을 전시를 통해 함께 느껴보고 싶다.
탁혜성(독립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