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숙남교수

송숙남 Art & Design

Professor

작품평론

2회 개인전 - 세리그라피로의 Party flowers -송숙남의 2회 개인전에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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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ooknam
댓글 0건 조회 56회 작성일 22-01-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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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그라피로의 Party flowers

-송숙남의 2회 개인전에 부처-

 

송숙남이 세리그라피로 전시회를 마련한다. 4년 전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설렘과 긴장된 모습으로 보여주었던 리도그라피 중심의 개인전에 이어 두 번째 전시회이다회 개인전에서 보여주었던 작품세계에는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본 인상에 대한 심미적 기록이 소박하게 전개되어 있었다거기에는 다정한 이웃집 노인의 모습이나 호숫가의 물새돛단배 등 단순한 모티프들이 그의 조형탐색을 위해 등장했었다특히 이 전시에서 돋보이는 것은 어떠한 고의적인 것작위적인 것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었다아니 처음부터 어떠한 고의성도 전제되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것의 드러냄이었다치기어린 어린아이의 손놀림으로 휘긋기점찍기반복하여 스타카토 식으로 직선을 내려긋기 등으로 그의 화면에는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이 충만해 있었다그리고 대상에 대한 공감과 애정이 그대로 모티프나 조형언어들에 감정 이입되어 있었다그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대 미술의 난해성 앞에서 강요당하는 지적이해가 아닌 자유로움의 공감이며 천진난만한 상태에서의 해방감을 안겨주는 것이었다금번 전시에서도 송숙남이 제시하고자 하는 작품세계의 내용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그러나 제 1회 전시의 작품과 비교할 때 작가는 작가가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이나 대상세계 즉 외부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눈을 돌려 작가의 내면으로 내성화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그리고 내성화 된 그의 시각은 관조적이며현실적인 일상의 모티프들을 떠나 마치 내적 성찰의 길을 떠나는 종교적 나그네에게 있어서의 그것처럼 이라는 현상을 하나의 話頭(화두)로 삼아 반복해서 찍어내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지난번 전시에서 보여주었던 리도그라피가 손맛이 나고매체를 통해 느껴지는 작가의 체감이 그대로 전달되는 성격의 표현이었다면이번에 시도한 세리그라피는 본래 그것이 지닌 기계적 속성 때문에 작가의 호흡이나 체감이 여과되어 중성적으로 걸러짐으로 해서 반복되어 펼쳐지는 꽃의 형상들이 단순한 문양처럼 표백되어 보이게 한다이는 외부세계에 대한 교감을 차단하고 은밀하게 내면화 해가는 면모를 보다 효과적으로 도와주고 있다얼핏 보기에는 마치 이 가을 들판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들꽃이나심산 바위틈새에 숨어서 피어있는 고고한 ()을 디자인화 한 것 같기도 하다그러나 그것은 사실 꽃을 표현하기 위한 꽃의 이미지는 아니다내적 관조와 세리그라피라는 판화제작의 모색과정에서 하나의 모티프로 차용해온 것에 불과한 것이다그것은 꽃이어도 사과이어도 돌이어도 무방한 것이다그야말로 인간과 우주에 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한 하나의 화두에 다름아닌 것이다그러나 아쉬운 것은 작가 스스로 제작 행위와 그 행위 과정에서 얻어지는 우연의 묘미에 탐닉되어 話頭(화두)의 애초의 의미를 잠시 망각하고 있는 듯 하다는 것이다그리고 작가 송숙남이 본래 남달리 갖추고 있는 대상세계에 대한 혼건한 애정과 그것의 생동하는 표현력이 세리그라피의 모색과정에서 탈색되어 있다는 점이다그럼에도 이 작가에게 더 큰 기대를 거는 것은 천성적으로 지니고 있는 질박한 내면의 심화과정을 통한 작가적 성숙과 조형언어 탐색의 반전인 것이다.


김영순(대유문화재단 관장미술평론가

)

고유한 생명의 존재의미를 이해하려는 나의 노력은 지극한 삶의 이상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그러한 삶의 이상은 가끔 이렇게 색다른 자리를 빌어 존재의 형태를 확인시켜 주기도 한다무엇보다도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취할 수 있었던 양분으로 천연스레 자연의 한 생명을 응시할 수 있었으며 그들의 화사한 표정과 은근함에 매료당한 감동들은 다시 나의 잡음 섞인 표현으로 완성되었다그리하여 이곳에 Party Flowers라는 이름으로 모아본 것이다.

일천구백구십오년 송숙남